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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CEO 마술사를 만나다

앤디 코엔 지음 | 뜨인돌
첫 번째 마술의 법칙

주의 깊게 보지 않는 손에서 마술은 이루어진다 / 뻔한 생각을 뒤집어라!

내 이름은 조너선 웨스트. 올리브와 올리브유, 그리고 기타 식자재를 수입하는 ‘웨스트 & 컴퍼니’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운영이 너무 어려워져 문을 닫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회사를 넘겨야 하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그래서 친구인 윌콕스에게 조언을 얻어 조지 마일스라는 마술사를 소개받았다. 나는 조지 마일스가 말한 장소로 가서 사무실 문을 열었다. 그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어이, 젊은이, 마술 하나 보여줄까?” 그는 실크모자의 안을 내게 보여주면서, 무엇이 보이느냐고 물었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요?” 마술사는 주사위를 보여주더니, 실크모자 안에 넣었다. 그리고 티슈 곽 크기의 붉은 상자를 하나 가져왔는데, 거기에는 위에 두 개, 앞에 두 개의 문이 달려 있었다. 네 개를 전부 열고 나니 상자 안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상자 안에 뭐가 보이나?”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요.” 마술사는 아까 보여준 주사위를 모자에서 꺼내더니, 상자 오른쪽에 넣고 문을 닫았다. “자, 지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겠나? 주사위가 사라졌다네.” “무슨 말씀이세요? 상자 안에, 그러니까 거기 오른쪽에 있잖아요.”그러자 그가 상자를 왼쪽으로 기울였고, 주사위가 왼쪽으로 움직이면서 “딸그락”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땡! 자네가 틀린 것 같군!” 그는 으스대며 상자의 오른쪽 문을 열었고 예상대로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주사위가 왼쪽으로 갔으니까 그렇죠.” 그러자 이번에는 상자를 오른쪽으로 기울이면서, 발을 쿵 굴러 소리를 냈다. 그는 다시 왼쪽 문을 열더니, 텅 빈 상자 안을 내게 보여주었다. “이번에는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갔잖아요!” 그는 다시 반대편으로 상자를 기울였다. “딸그락” 소리가 분명히 들려왔다. “아무것도 없는데?” 그가 이번에는 오른쪽 문을 열어 보였다. 그 순간, 모두 눈속임에 불과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에라, 더 기다릴 것 없이 수표를 던져주고 가버리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내 마음을 읽었는지 그는 갑자기 상자의 모든 문을 동시에 열었다. 상자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그는 내 앞에 놓여 있던 모자 안으로 손을 집어넣더니, 아까 그 주사위를 꺼냈다. “오늘의 첫 수업이었네. 그나저나, 자네 친구가 날 ‘멀린’이라는 예명으로 부르라고 하지 않던가?”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만족한 듯했다. “마술이란 인간이 내리는 섣부른 판단과 행동을 이해하는 기술이지. 마술사의 역할은 사람들이 잘못된 추측을 하게 해서 그들을 현혹하는 거야. 자네는 내가 주사위를 이 상자 안에 넣었다고 생각했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상자를 기울일 때마다 주사위가 상자 안에서 반대편으로 굴러가는 소리가 날 거라고 생각했겠지. 내가 기침을 하거나 발을 구르는 게 주사위 소리를 감추기 위해서라고 짐작했을 거고. 결국 마술을 한 사람은 내가 아니라 바로 자네군.”



그리고 말을 이었다. “내 동료 중 한 사람인 마크 드주사는 마술사는 관객을 ‘오도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을 ‘유도하는’ 것이며, 관객 스스로 그렇게 믿도록 할 뿐이라고 했네. 방금 나 역시 자네를 ‘유도함’으로써 이른바 마술처럼 보이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지. 기나긴 인생길에서, 또 사업을 하다 보면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외부의 요인이 우리를 이끄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네. 즉 생각이 만들어낸 생각들을 마치 절대 진리인 양 착각하기도 하고. 결국 우리는 손에 열쇠를 쥐고도, 그게 어디 있는지 몰라 집안 곳곳을 뒤지는 건망증 환자와 다를 바 없는 거지. 아무튼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원칙만 이해하게 되면, 마케팅이든 비즈니스든 그야말로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게 된다네.” 그렇다면 우리더러 고객을 ‘오도’하라는 말인가?



이런 내 생각을 눈치 챈 듯, 멀린이 말했다. “자, 잘 보게. 왼손에 있던 동전이 오른손으로 옮겨 갈 테니까.” 나는 그의 행동을 뚫어지게 지켜보았다. 정말 순식간에, 그의 왼손의 동전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그가 오른손 주먹을 펼쳤다. 그런데 동전은 그 안에도 없었다! 재채기를 하고 손을 들어 코를 문지르자 갑자기 동전이 튀어나왔다. 다시 동전을 문지르더니 그는 좀 전과 똑같은 동작으로 왼손의 동전을 오른손으로 감싸 쥐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자네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그 동전은 지금 내 오른손 안에 있어야 할걸세. 하지만 지금 자네의 생각이 사실과 다르다면? 즉 그 동전이 내 오른손 안에 있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해 본다면, 자네는 과연 어떤 결론을 내리겠나?” “동전은 당신의 왼손에 있을 겁니다.” 그가 왼손을 펼치자 그의 손바닥 위에는 동전이 얌전하게 놓여 있었다.



“이처럼 자네가 당연하다고 여긴 가정에 도전해 봄으로써, 새로운 해법을 발견할 수 있다네. 오도라는 것은 단지 마술에 성공하기 위한 비법만은 아닐세. 오히려 우리가 자신에게 계속 물어보아야 하는, 그러지 않을 경우 그로 인해 벌어질 결과를 고스란히 감내해야만 하는 한 가지 질문을 우리에게 되새겨주는 것이지. 남들이 다 생각하는 쪽을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등을 돌리고 모험을 할 것인가? 물론 쉽지 않지! 오늘의 교훈은 바로 이걸세. 자네가 뭔가 새로운 사업상의 해법을 찾는다면, 널리 알려진 방법을 무작정 따라하진 말게. 뻔히 예상되는 손 말고 과감하게 다른 쪽 손을 따라가 보게.” 그러고 나서 멀린은 내게 백지 한 장을 내밀었다. “당장 내년에 자네가 이루고 싶은 목표 하나를 써보게나.” 나는 ‘점포들이 앞다투어 우리 제품을 주문하게 만든다’라고 적었다. “자, 그럼 이제 그 목표달성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생각하는 대로 쭉 적어보게.” 나는 순식간에 다음과 같이 리스트를 작성했다. ① 우리와 비슷한 경쟁사가 너무 많다. ② 거래처와의 관계에서 우리의 입지가 약하다. ③ 경쟁사들이 계속 가격 할인을 시도한다. 멀린은 내 어깨 너머로 슬쩍 읽어본 뒤 한숨을 내쉬었다. “걸림돌이 그렇게도 많다니! 그럼 이제 다른 백지 위에다 자네의 목표를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쭉 적어보게.” 나는 다음과 같이 리스트를 작성했다. ① 경쟁사들은 물론이고, 어디서도 구할 수 없을 것 같은 제품을 내놓는다. ② 이 업계에 관한 나만의 지식을 최대한 활용한다. ③ 공급처와의 개인적인 친분을 활용한다.



“자, 이제 그만 하지. 이제 기분이 좀 어떤가?” “마치 새로운 문 앞에 선 기분입니다. 제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문 말입니다. 이 리스트 가운데 몇 가지는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자네는 이제 첫 걸음을 내디딘 셈일세. 자, 이제 리스트를 자네 직원들에게 갖다 보여주게나. 내가 한 이야기를 소개한 다음, 그들이라면 과연 어느 쪽 손을 따라갈 것인지 한번 물어보게. 그리고 ‘경쟁사들은 물론이고, 어디서도 구할 수 없을 것 같은 제품을 내놓는다’는 문안을 제시한 다음, 이를 실천으로 옮기기 위한 방안으로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보라고 하게.” 그리고 언제 준비했는지 체크리스트를 불쑥 내밀었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첫 번째 마술을 위한 Check List : 뻔한 생각을 뒤집어라

① 없는 것을 만들어내라. ② 다른 쪽 손을 주시하라. 바디스프레이 ‘엑스’를 내놓은 유니레버 사에서는 다른 쪽 손을 바라봄으로써 철옹성 같은 사람들의 고정관념에 도전했는데, 유니레버는 18세에서 24세까지의 남성을 대상으로, 이 바디스프레이가 ‘여자를 유혹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포지셔닝을 결정했다. ③ 방법을 개발하라. ④ 효과를 극대화하라. ⑤ 시장을 선점하라. 성공의 열매는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잘 연기한 이의 몫이다.



다음 날 소집한 회의에서 나는 회사 팀장들-버디(영업팀장), 셀마(재정팀장), 치프(경리팀장), 선제이(IT팀장), 데보라(총무팀장), 숀(물류유통팀장)-을 상대로 주사위 상자를 가지고 연기를 해 보였다. 상자를 열고 주사위가 사라진 걸 보여주자, 무척이나 당황스러워했다. 그러다 주사위가 모자 속에서 다시 나타나자, 그들은 깜짝 놀랐다. 나는 멀린이 했던 것처럼 마술을 예로 그들에게 ‘오도하다’는 의미와, ‘두 손 중 어느 쪽 손을 따라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경리팀장인 치프가 말했다. “지금까지 저야 무슨 중요한 문제가 있으면 항상 제 의견을 내세우기만 했죠. 얼마 전 선제이가 값비싼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하나 구입하자고 제안서를 올렸기에 잘 들여다보지도 않고 무조건 안 된다고 했지요. 그런데 며칠 지나서 선제이의 제안서를 다시 읽어보니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것이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의논, 결국 그 프로그램을 구입했죠. 그동안 내가 완전히 ‘오도하고’ 있었지 뭐예요.”

지금이야말로 멀린이 보여준 ‘말도 안 돼’ 묘기를 연기할 때였다. 나는 두 장의 카드를 꺼내 천천히 보여주었다. 처음에는 붉은 뒷면과 하트 7을 보여주고, 그런 다음 한쪽 손에 한 장씩을 들고 흔들며 붉은 뒷면과 스페이드 에이스를 보여주었다. “데보라, 자, 이게 무슨 카드지?” 나는 한 손에 스페이드 에이스를, 그리고 다른 한 손에 붉은색 뒷면을 펼쳐들고 물었다. “스페이드 에이스죠.” “만약 이 스페이드 에이스를 테이블 위에서 빼버린다면? 그럼 이제 테이블 위에는 뭐가 남았을까?” “하트 7이겠죠.” “뭔가 좀 착각한 것 아니야? 보다시피 하트 7은 여기 있는데.” 나는 데보라의 머리 뒤에서 하트 7을 가져와 보여주었다. “말도 안 돼!” 버디와 셀마에게도 똑같은 묘기를 부려, 나는 같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런 다음 과연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알아맞혀 보라고 했다.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왔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가정들에 하나하나 도전해 보기로 했다. 그중에서도 최면술, 말도 안 되는 일 식의 가정은 제일 먼저 제외했다. 그런 다음 나는 다시 한 번 묘기를 보여주었다. 그 때 셀마가 불쑥 말했다. “특수 카드!” 데보라의 눈이 반짝거렸다. “사장님, 세상에, 눈속임 카드를 쓴 거예요? 그러면 제 카드는 앞면에 하트 7이 있고, 뒷면에 스페이드 에이스가 있는 거군요!” “딩동댕.” 나는 이렇게 말하며 하트 7과 스페이드 에이스의 카드 한 장과 모두 뒷면이 붉은색인 카드를 보여주었다. “처음에는 다들 내가 유도한 대로 생각했던 거고, 각자의 당연한 가정들을 따라간 거지. 자, 이제 당연한 가정에 도전하고 익숙하지 않은 다른 손을 따라감으로써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알았지?” 의문이 모두 풀리자 팀장들은 활짝 웃었다. 점심을 먹고 와서 나는 남은 프로그램을 마저 진행했다.



“나는 점포들이 우리 제품을 앞 다투어 찾게 만들고 싶어.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런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리스트를 적어봤지. 여러분도 그렇게 되도록 하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지 아이디어들을 좀 내봐.” 데보라가 차분한 목소리로 자원했다. “수입만 하지 말고, 직접 제품을 만들어내야 해요.” 다들 깜짝 놀라 시선을 교환했고, 치프가 맞장구쳤다. 그 때 버디가 말했다. “아, 대박 아이디어가 있어요. 올리브마다 서로 다른 드레싱하고 어울리게 하면 어때요? 가령 프랑스산 올리브는 프렌치 드레싱하고, 이탈리아산 올리브는 이탈리안 드레싱하고 말이죠.” 치프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 이탈리안 드레싱이며 프렌치 드레싱은 있는데, 왜 아메리칸 드레싱은 없는 거죠?” 회의실에는 순간 침묵이 흘렀다. 허를 찔린 느낌이었다. 아메리칸 드레싱이라니, 정말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였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논의해 보자고 했다. 그랬더니 정말 마술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회의를 한 지 72시간 뒤에, 나는 회의실에서 이중의 성과를 똑똑히 목격했다. 한쪽 벽에는 갖가지 아이디어를 적어놓은 흰 종이들이 붙어 있었는데, 눈이 번쩍 뜨이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들도 눈에 띄었다. 한쪽 벽면에는 아메리칸 드레싱을 만들기 위한 재료들이 적혀 있었다. 우리 각자가 고수하고 있던 뻔한 생각에 도전하자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던 것이다. 셀마는 비용 계산에 여념이 없었고, 선제이는 개발에 관여할 다른 몇몇 식품 공학자를 물색했다. 숀 역시 에너지가 넘쳐흐르긴 했지만, 그의 에너지는 아메리칸 드레싱의 현실화가 어째서 불가능한지 설명하는 데 모조리 투입되었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멀린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두 번째 마술의 법칙

관객을 공연에 끌어들일 때 가장 효과적인 쇼가 연출된다 /

고객과 함께 고민하고, 함께 만들어라!

여성 속옷 전문점 매장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시간이 15분쯤 지났을 때 멀린이 나타났다. “늦어서 미안하네. 자네도 알겠지만, 신뢰가 없다면 제아무리 훌륭한 마술도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네. 생각해 보게나. 마술사가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 사람들이 모두 이제부터 벌어지는 일은 다 속임수라고 생각하게 되면 어떻게 되겠나? 하지만 마술사는 그런 불신을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떨쳐낼 수 있다네. 즉 관객에게 선택과 컨트롤의 권한을 주는 거지. 일단 그렇게 해서 신뢰가 구축되면, 불가능해 보이던 일이 가능하게 되는 걸세. 그렇게 돼야 마술이 비로소 진짜처럼 ‘느껴지게’ 되는 거지.” 마침 그때 매장 직원 한 사람이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뭘 도와 드릴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멀린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나를 가리키며, 아내에게 선물할 속옷을 사러 왔다고 둘러댔다. 그로부터 5분 뒤, 나는 지갑에서 100달러를 꺼내 속옷 값을 지불하고 있었다.



멀린은 “그 선물을 페덱스(FedEx)로 집에 보내 아내를 깜짝 놀라게 해주는 건 어떤가?”라며 나를 끌고 페덱스 대리점으로 들어갔다. “페덱스와 스타벅스는 여러 가지 공통점이 있다네.” 그는 배달신청서를 하나 꺼내 보여주었다. “여기 나와 있는 온갖 선택사항들을 보게.” 그의 말이 맞았다. 소포 하나를 보내는 데 무려 스무 가지도 넘는 선택사항이 있었다. “스타벅스 역시 커피 한 잔을 시키는 데 선택사항이 스무 가지가 넘지! 성공한 기업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네. 잘 들어보게. 비즈니스 업계에서 성공이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기 전부터 고객과 정서적인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거라네. 이러한 과정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신뢰’가 되는 거지. 그걸 만들기 위해서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있다네. 바로 선택과 컨트롤, 그리고 결과 예측! 그 중에서도 선택은 옵션을 제공하는 거고, 새로운 옵션을 많이 줄수록 관계가 더 두터워진다네. 그건 그렇고 자네는 컨트롤이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데 선택하고 컨트롤은 근본적으로 같은 것 아닌가요?” “아니지. 오히려 선택이 컨트롤을 이끌어낸다네.” 멀린은 내 팔을 이끌고 작은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그는 음료 병과 차를 들고 가게 뒤쪽에 있는 테이블로 향했다. 내가 청량음료와 찻값을 계산하고 다가가 보니 멀린은 방금 연 음료 병마개의 뚜껑 안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것 좀 보게! 마개 안쪽을 보라구!” 그러자 ‘아깝군요! 다음 기회에’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오래전에 광고계의 어떤 중역이 고객이 병뚜껑을 열자마자 당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경품행사를 만들었지. 그 아이디어는 제대로 먹혀들었고 지금은 너도나도 그걸 따라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신기할 것도 없지. 펩시(Pepsi)는 이런 사실을 잘 숙지하곤 포인트를 제공하는 ‘충성도 향상 프로그램’을 개발했지. 새롭고 창의적인 이벤트를 통해 단골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려는 것이었어. 특히 반응이 좋았던 건 고객이 직접 자신의 행운번호를 결정하게 하는 이벤트였는데, 정말 흥미진진했지. 고객 스스로가 자신의 행운번호를 선택하고 컨트롤한 셈이지!”



그리고 나서 멀린은 묘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관객들로 하여금 마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전설적인 마술사 후디니의 능력과 관련한 이야기를 꺼냈다. 후디니는 커다란 금속 우유 통 속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오는 묘기를 하기에 앞서, 관객들 중 몇 사람을 무대 위로 불러낸 다음, 최대한 숨을 참아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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