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CEO
고두현 지음 | 21세기북스
1. 첫 번째 자기창조 -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일 있어도 기죽지 말그래이 - 격려
"참말로 아무 일 없다는 듯 이제 그만 올라가 보자고 이십 리 학교 길 달려오는 동안 다 흘리고 왔는지 그 말만 하고 앞장 서 걷던 하석근 아저씨. 금산 입구에 접어들어서야 말이 귀에 들어왔습니다. 너 아부지가 돌아가셨……. 그날 밤 너럭바위 끝으로 무뚝뚝하게 불러내서는 앞으로 아부지 안 계신다고 절대 기죽으면 안 된대이, 다짐받던 그 때 이후 살면서 기죽은 적 없었지요."
- 하석근 아저씨, 고두현
중학교에 들어간 첫해 여름, 당시 우리 가족은 남해 금산의 절집에 얹혀살았다. 절에는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하석근이라는 처사가 있었다. 어느 날 그가 학교로 찾아왔다. "…너그 아부지가… 돌아가셨……." 금산 입구에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실감나지 않았다. 그러나 산길을 오르는 동안 차츰 눈앞이 흐려졌다. 그날 밤 늦게 그가 나를 밖으로 불러냈다. 그러고는 감나무 옆 널찍한 바위에 앉아 손마디만 뚝뚝 꺾다가 한참 뒤에야 말을 꺼냈다. "그때 난 니보다 더 어렸는데, 아부지가 돌아가신 뒤로 한 번도 기를 펴고 못 살았다. 니는 절대 그러지 마라. 평생 무슨 일이 있어도…… 기죽으면 안 된대이."
그날 아저씨가 해준 한마디는, 이후로 아버지의 존재 자체만큼이나 큰 무게로 다가왔다. 그는 나에게 힘들고 지칠 때마다 기죽지 않고 꿋꿋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고통에 빠졌을 때 아픔을 나누며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는 마음까지 가르쳐 주었다. 그는 학벌도 경력도 재산도 없는 산골 처사였지만, 슬픔의 밑바닥을 토닥이며 뜨거운 심장으로 나를 일으켜 준 격려의 멘토였다. 지금껏 나는 그만큼 가슴에 남는 격려를 받아본 적이 없다.
청춘이란 어떤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 열정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 청춘, 사무엘 울만
사무엘 울만이 78세에 썼다는 이 시를 읽고 나자 98세에 글을 배우기 시작한 한 남자가 떠올랐다. 그의 이름은 조지 도슨, 미국 뉴올리언스의 가난한 흑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동생들을 먹여 살리느라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그럼에도 자신이 까막눈이라는 사실을 쉬쉬해야 했다. 일자리에서 쫓겨나지 않으려면 글을 읽을 줄 아는 척해야 하기 때문이다. 흑인들이 여전히 차별받던 시절 그는 죄 없이 백인들에게 죽임을 당한 형 때문에 10대 이후로는 백인들과 어떤 거래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였다.
21세부터 미국 전역과 캐나다, 멕시코를 오가며 부두 노동자와 공사장 인부를 전전하던 그는 늘그막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혼자 낚시로 소일하던 어느 날, 그는 성인들을 위한 교육과정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학교로 달려갔다. 이때 그의 나이 98세였다. 그는 알파벳 26자를 모두 외우고 장례식 때문에 빠진 사흘을 제외하고는 지각 한 번 하지 않았다. 그리고 101세 되던 해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인생 여정이 담긴 자서전을 펴냈다.
책을 내기까지 초등학교 교사인 글로브먼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컸다. 신문기사를 보고 찾아온 글로브먼의 설득에 도슨도 90년 전 다짐을 깨고 백인과 함께 책을 만든 것이다. 만년에 발견한 독서의 기쁨과 세상과의 교감은 어떤 것보다 값지고 아름다운 행복이었다. 이후 그는 무려 3세기를 관통한 풍부한 경험과 열정으로 여러 학교와 선도기관 등에 강연을 다니며 좌절에 빠진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그는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삶의 교훈을 온몸으로 보여준 '청춘'의 주인공인 셈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치고 - 희망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인생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온다." - 희망가, 문병란
1890년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2남 1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6세에 아버지를 여읜 그는 이때부터 어머니가 일하러 가면 홀로 어린 동생들을 돌보았다. 7세에 요리를 배웠고, 10세에 농장에 취직해 고된 노동을 했으며 12세 때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초등학교를 중퇴하였다. 청년이 되어서는 철도 노동자, 보험 설계사, 주유소 점원 등을 전전했다.
그러나 대공황의 격랑으로 나이 40세에 또다시 빈털터리가 된 그는 주유소 한 모퉁이에서 여행자들에게 음식을 팔았다. 카페는 입소문을 타고 번창했고 켄터키 주지사로부터 커넬'이라는 명예 칭호까지 받았다. 그는 카페에서 번 돈으로 모텔을 지었지만 예기치 않은 화재가 레스토랑과 모텔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그럼에도 그는 또다시 시작했다. 같은 자리에 더 큰 레스토랑을 지은 것이다. 하지만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자 헐값에 처분하고 말았다. 그는 실패를 거듭할 때마다 일어섰지만 남은 건 빚더미뿐이었다. 게다가 사랑하는 아들도 잃고, 아내에게도 버림받았다. 그렇게 그는 60세 때 모든 것을 잃고 극한상황에 빠져 정신병원 신세까지 지게 되었다.
그렇게 5년이 흘렀다. 그의 나이 어느덧 65세였다. 그는 나라에서 준 사회보장기금 1백 5달러를 들고 마지막 희망의 길을 나섰다. 중고 승용차에 요리 기구를 싣고 전국을 떠돌며 닭고기 조리법을 팔러 다녔다. 2년 동안 1,009번의 퇴짜를 맞으며 문전박대를 당한 끝에 마침내 옛 친구가 운영하는 레스토랑과 치킨 한 조각에 4센트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놀랍게도 그의 치킨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그의 프랜차이즈는 무섭게 퍼져나가 현재 80개국 1만 3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KFC 매장 입구에 흰 양복에 지팡이를 걸치고 서 있는 커넬 샌더스다. 그는 훗날 이렇게 말했다.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대신 무언가를 할 때마다 그 경험에서 배우고 다음 번에 더 잘할 방법을 찾아냈을 뿐이다."
평온한 바다는 유능한 뱃사람을 만들 수 없다 - 용기
"눈부신 아침은 하루에 두 번 오지 않습니다. 찬란한 그대 젊음도 일생에 두 번 다시 오지 않습니다. (중략) 젊음은 용기입니다. 실패를 겁내지 않는, 실패도 할 수 있는 용기도 오롯 그대 젊음의 것입니다." - 실패할 수 있는 용기, 유안진
"나는 학교에서 실패했고, 수백 번의 실패를 경험했고, 경영진이 되어서도 끝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나는 성공하기 전에 내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실패하고 또 실패했다." 성공학의 대가로 불리는 브라이언 트레이시가 털어놓은 이야기다. 그는 실패를 성공의 지렛대로 활용한 사람이다. 가난 때문에 고등학교를 중퇴한 그는 접시닦이, 주유소 점원, 화물선 잡역부를 전전하다가 세일즈맨으로 판매영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워낙 애송이라 영업실적은 쥐꼬리 수준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종이 한 장을 펼쳐 놓았다. 그리고 그 위에 자신의 목표를 하나씩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첫 번째 목표는 "방문판매를 통해 한 달에 1천 달러를 번다"였다. 그렇게 한 달 후, 그의 인생은 바뀌었다. 판매실적이 놀라울 정도로 급상승한 것이다. 마침내 그는 매달 1천 달러의 월급을 받으며 판매원들을 교육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이후로도 그는 실패할 때마다 종이를 펼쳐 놓고 새로운 목표를 적은 다음, 구체적인 방법을 찾는 일을 반복했다. 이것이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목표 설정 기법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성공한 사람은 성공에 이르는 무언가를 하고 있는 사람이고 실패한 사람은 그 일을 하는 데 실패한 사람이다."
정원을 원한다면 허리를 굽혀 땅을 파라 - 노력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정원을 갖고 싶다면 허리 굽혀 땅을 파야 한다. 원한다고 해서 그냥 얻어지는 건 이 세상에 없으니"
- 수확과 장미꽃, 에드가 게스트
펀 경영으로 일약 스타가 된 진수테리는 처음부터 성공한 사람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의류업을 하다가 20년 전 미국으로 건너간 그녀는 7년 동안이나 열심히 일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해고를 당했다. 분한 마음에 상사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일도 잘하고 학벌도 좋지만 늘 긴장해 있어서 얼굴에 미소를 볼 수 없습니다. 그러니 아랫사람들이 따르지 않아요." 상사의 말에 충격을 받은 그녀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거울을 보고 날마다 웃는 연습을 하면서 미소 띤 얼굴, 친근한 표정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다한 것이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자 무표정하던 얼굴이 다양한 표정을 뿜어내기 시작했고, 국제 비즈니스 무대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솟구쳤다.
그녀는 남다른 노력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온 몸으로 체득했다. 해고라는 독약을 마시고도 이를 보약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그 힘은 바로 자기혁신과 특별한 열정에서 비롯되었다. 현재 그녀는 강연 때마다 미국 스피치 강사의 두 배인 시간당 1만 달러를 받는다. 이유를 물으면 "나는 동서양의 비즈니스에 모두 탁월하므로 두 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러면 주최 측에서도 두 말 없이 준다고 한다. 이쯤 되면 "나도 즐겁고, 주위 사람도 즐거운 웃음의 문을 열 때 성공은 절로 온다"는 펀 경영의 비밀을 알 것 같다. 이것은 곧 뼈를 깎는 자기계발의 땀 속에서 피워낸 장미의 결실인 것이다.
아름다운 프로의 조건 - 긍정
"사람들은 종종 변덕스럽고 불합리하며 자기중심적이다. 그럼에도 그들을 용서하라. 네가 친절을 베풀면 이기적이거나 무슨 저의가 있을 거라고 탓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친절하라. 네가 오늘 한 선행을 사람들은 내일 잊어버릴 것이다. 그럼에도 선을 행하라. 네가 가진 최고의 것을 세상에 주어도 충분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네 최고의 것을 세상에 주어라."
- 위대한 역설, 켄트 M. 키스
영국의 제인 구달 박사는 어려서부터 유독 동물을 좋아했다. 하지만 가난 때문에 대학 진학은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23세 때 케냐로 건너가서 침팬지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3년 뒤에는 탄자니아로 옮겨 국립공원에서 야생 침팬지들과 살다시피 했다. 그녀의 노력은 눈물겨웠고, 연구 방법 또한 독특했다. 이렇게 8년이란 긴 시간을 야생에서 살며 독보적인 연구 성과를 올린 그녀에게 캠브리지 대학원은 동물행동학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가난 때문에 꿈을 접을 뻔했던 고졸 학력의 처녀가 놀라운 업적을 일군 비결은 그녀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이었다. 힘들기 짝이 없는 아프리카 현지 사정도 그녀에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불과했다. 연구 도중에 종족 간 싸움으로 대량 학살이 일어났을 때에도, 국립공원에서 연구하던 학생 네 명이 납치되었을 때도, 그녀는 희망의 빛을 잃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빛은 상황이 어려울수록 더 밝아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어는 수많은 '긍정과 희망의 그루터기'이자 '부정과 절망의 벽을 넘는 담쟁이덩굴'이다.
2. 두 번째 자기창조 - 덜 후회하고 더 행동하라
세상을 보는 안목 - 배움
"나는 배웠다.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임을 사랑을 받는 일은 그 사람의 선택에 달렸으므로. 나는 배웠다. 아무리 마음 깊이 배려해도 어떤 사람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신뢰를 쌓는 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것을." - 나는 배웠다, 오마르 워싱턴
사무엘 울만의 「청춘」과 함께 CEO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오마르 워싱턴의 「나는 배웠다」이다. 이 시 속에는 세상사는 지혜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개인적인 영역을 떠나 기업경영과 고객 서비스의 원리에까지 적용된다. 하지만 배움의 길은 그냥 열리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부단한 관찰과 배려 속에서 배울 만한 것을 찾아낼 줄 아는 눈에서 비롯된다.
김용석의 『일상의 발견』에 이런 글이 나온다. "일상생활 가운데 사람과 사물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면 자기반성을 하게 되고 남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누구나 일상의 지성인이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일상의 지성인으로 채플린을 들 수 있다. 그가 무명 시절 철공소에서 일할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눈코 뜰 새 없이 일하던 사장이 채플린에게 빵을 사다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저녁 시간이 지나서야 채플린이 가져다준 빵 봉투를 열었다. 그 안에는 빵과 함께 와인이 한 병 들어 있었다. 사장이 "이게 웬 와인인가?" 하고 묻자 채플린이 답했다. "사장님은 일이 끝나면 언제나 와인을 드시곤 하더군요. 그런데 오늘은 와인이 떨어진 것 같아서 둘 다 사 왔습니다."
사장이 감동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심지어 바닥 난 와인 병까지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으로서, 채플린이 성공한 희극배우가 되었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열정만 갖고 달려드는 것도 배움이 아니며, 나만의 이익을 위해 전전긍긍하는 것도 진정한 배움이 아니다. 배움에는 열정과 배려, 이 모두가 필요하다.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 배려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 놓고 가는 것, 이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라네."
- 성공이란, 에머슨
1998년 5월 무수한 관중이 멕시코시티의 한 프로레슬링 경기장에 앉아 있었다. 한 늙은 레슬러의 은퇴식을 보기 위해서였다. 이 레슬러는 1975년 프로레슬링에 입문해 항상 황금색 가면을 쓰고 경기를 진행해 온 '마법사의 폭풍'이었다. 화려한 분장과 현란한 개인기로 항상 관중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던 그가 어느새 53세의 중년이 되어 팬들을 위한 마지막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가 링 위에 오르자 관중은 기립박수로 사랑과 존경을 표현했다. 박수가 잦아질 무렵 마법사의 폭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