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완
셰가오더 지음 | 아라크네
Chapter 01 인재를 기용해야 천하를 얻을 수 있다!
I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인재를 확보하라
'구밀복검(口蜜腹劍)'이란 고사성어는, 입으로는 꿀맛처럼 듣기 좋은 말을 내뱉지만 속으로는 무서운 음모를 감추고 있음을 가리킨다. 우리 주위에도 달콤한 말 속에 사갈(蛇蝎) 같은 마음을 품는 자가 수없이 많다. 그래서 달콤한 말만 믿고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옛날 사람들은 "아첨하고 영합하길 좋아하는 사람은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는 훌륭한 말을 남겼다. 이런 사람은, 오늘은 당신에게 온갖 아부를 떨고 내일은 다른 이에게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그들은 자신의 사리사욕만 챙길 뿐 도덕이니 절개니 하는 건 전혀 관심이 없다. 그래서 군자는 실력이 없으면서도 시대 조류에 영합하여 아부를 잘하는 이들과 사귀는 걸 극도로 혐오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환영을 받는다.
초나라 장왕은 왕위에 오른 후로 국사를 돌보는 일에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근 매일 환락만을 쫓아다녔다. 장장 3년이란 시간 동안 그는 국가 대사와 관련된 명은 한 번도 내리지 않아 사람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이를 참다못한 대신들이 육욕을 자제하고 국사를 돌보라고 간언을 올렸다. 하지만 장왕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으며, 계속해서 바른말을 하는 대신들에게 오히려 "지금부터 국왕의 시비득실을 왈가왈부하는 자는 처형으로 다스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간언을 올리는 신하가 한 명도 없자 장왕은 거리낌 없이 향락에 파묻혀 살 수 있었다.
어느 날 대부 소종은 금령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조회에 나온 대전 앞에서 격양된 어조로 간언했다. "대왕께서는 이제, 시류에 영합하고 아부나 떠는 주위의 간신배를 물리치고 국가를 다스리는 데 전념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초나라를 중원의 패자로 우뚝 세워 주십시오!" 그를 매섭게 쏘아보던 장왕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설마 내가 내린 명령을 모르는 건 아니겠지?" 하고 나직이 물었다. 소종은 침착하게 "저는 대왕의 신하입니다. 어찌 대왕의 명령을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하고 대답했다. "알면서도 간언을 올린 건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말인가?" 장왕이 다시 물었다. 그러자 소종은 "신이 죽어 대왕께서 현명한 군주가 되실 수만 있다면 백 번 죽어도 좋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뭇 대신들은 장왕과 논쟁을 벌인 소종의 목이 곧 떨어져 나갈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대신들의 예상과 반대로 장왕은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장왕은 웃음을 멈추고 만면에 희색을 띤 채 소종에게 "내 꼬박 3년을 기다려 자네 같은 충신을 만났구려. 자네야말로 초나라 중흥의 진정한 희망이로다!"라고 한껏 칭찬해 주었다. 곧이어 장왕은 3년 동안 자기 주위에서 아부만을 일삼던 관원들을 모조리 죽이라고 명했다. 그동안 용감하게 간언하고 국정을 잘 다스린 관원들을 등용했다. 소종에게 나라의 대임을 맡겨 생산력과 군사 훈련에 전력을 다하도록 명했다. 이후 초나라는 급속도로 발전하여 진나라를 물리치고 중원의 패자로 자리매김했다.
세상에는 아첨을 잘하는 사람이 매우 많다. 그들은 바람에 따라 키를 움직이고, 사람을 만나면 사람 말을 하며 귀신을 만나면 귀신 말을 할 정도로 듣기 좋은 말을 하는 재주가 뛰어나다.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칭찬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칭찬에 두뇌가 마비되고 그 속에 심취해 안주하려고만 든다. 이렇게 되면 그것과 다른 말이나 의견은 귀에 들어오지 않게 되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 의지력을 상실해 충언은 무시해 버린다. 아부가 사람에게 미치는 피해는 이처럼 치명적이다.
II 사람을 발탁할 때는 개인감정을 초월하라
유기의 『욱리자』에는 다음과 같은 고사가 나온다. 조나라의 어떤 사람이 집 안에 들끓는 쥐를 없애기 위해 중산국에 가서 고양이 한 마리를 사 가지고 돌아왔다. 중산 사람은 이 고양이가 쥐를 잘 잡지만 닭을 물어 죽이는 버릇이 있다고 귀띔해 주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과연 중산국 사람의 말이 사실임이 드러났다. 중산국에서 사 온 고양이는 고양이답게 조나라 사람 집의 쥐를 모두 잡아먹어 쥐로 인한 피해를 없애기는 했다. 하지만 집 안의 닭 역시 모두 고양이에게 물려 죽고 말았다. 조나라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에게 물었다. "왜 고양이를 내쫓지 않으십니까?" 즉, 공보다 잘못이 더 크단 얘기였다. 그러자 아버지가 대답했다. "몰라도 단단히 모르고 있구나. 우리 집의 골칫거리는 쥐지 닭이 아니란다. 쥐가 집 안의 양식을 축내고 옷을 갉아 놓으며 담장에 구멍을 뚫고 가구와 그릇들을 망가뜨렸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껏 배고픔과 추위에 떨었는데, 어떻게 쥐를 없애지 않겠느냐? 닭이 없으면 닭고기를 먹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고양이를 내쫓았다가 쥐들이 다시 들끓으면 그땐 어찌하겠느냐?" 이 이야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어떤 일이든 좋은 것이 있으면 문제점도 존재하게 마련이니 무엇이 중요한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조나라 사람의 고양이와 같은 사람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들의 공헌은 단점이나 실수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다른 사람의 결점과 문제점에만 집착하면 조직의 단결은 물론, 인재의 적극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
명나라 만력 10년 9월, 누르하치가 대군을 거느리고 옹과락성을 공격하며 자신은 직접 높은 곳에 올라가 전쟁을 독려하고 있었다. 전투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을 때, 옹과락성을 지키던 악이과니라는 장수가 몰래 화살을 날려 누르하치의 다리를 명중시켰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은 채 피 묻은 화살을 뽑고는 계속 전쟁을 지휘했다. 이때 나과라는 용사가 짙은 안개를 틈타 살금살금 누르하치 가까이 접근하여 그의 목에 화살을 적중시켰다. 다행이 급소는 빗나갔지만 화살을 뽑자 피가 솟구쳐 누르하치는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 누르하치 군대는 하는 수 없이 군대를 물려 퇴각했다.
누르하치의 상처가 모두 아물자 재차 옹과락성 공격에 나서 성을 함락하고 누르하치를 쏘아 맞힌 악이과니와 나과를 생포했다. 장수들은 이를 부드득 갈며 이놈들을 묶어 놓고 화살로 벌집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누르하치는 냉정을 유지한 채 두 용사의 용맹을 극찬하며 자신의 수하로 거둘 뜻을 밝혔다. "전투의 궁극적인 목표는 승리이다. 그래서 저들은 자신의 주인을 위해 나에게 화살을 쏜 것이니, 내가 지금 저들을 중용한다면 나를 위해 적에게 화살을 쏘지 않겠는가? 이렇게 용감한 장수들을 죽음으로 내몰기는 너무 아깝도다!" 이렇게 말하고는 직접 그들의 포승줄을 풀어주며 좋은 말로 위로했다. 이에 악이과니와 나과는 감동하여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누르하치에게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했다. 훗날 그들은 전쟁터에 나가 용감하게 싸워 누르하치가 통일 대업을 이룩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누르하치는 이처럼 원한을 두지 않고 적들을 용서하여 친구로 만들었다. 이로써 부하들에게 넓은 아량을 갖추었다는 칭송을 들었을 뿐 아니라, 여진 부락 사이에서 명성을 얻고 적진의 인재들까지 감동시켰다. 이런 포용력은 누르하치가 미약한 힘으로 여진 부락을 통일하는 결정적인 힘이 되었다.
그렇다면 역사상 걸출한 정치가들이 개인적 원한을 잊고 원수를 중용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바로 '용인'의 출발점을 '덕망과 재주의 구비'에 두었기 때문이다. 덕망이나 재주가 있다면 사사로운 이익 때문에 그를 버리지 않는 범이다. 대업을 이룬 용인의 대가들은 하나같이 개인의 은원이나 감정 따위에 얽매이지 않고, 다만 재능의 유무에만 관심을 두었다. 특히 자신과 적대 관계에 있거나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을 대담하게 중용한다면 이는 도량이 넓고 공평무사하며 인재를 갈망한다는 걸 극명하게 보여 주는 것이므로 뛰어난 인재가 앞 다퉈 달려오게 될 것이다.
III 감정의 지렛대를 이용하여 인심을 얻어라
유비가 비록 한라 경제의 아들 중산정왕 유승의 후손이라지만 이는 먼 옛날 얘기일 뿐, 이 같은 배경이 그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윈 그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신발과 돗자리를 팔아 생계를 연명했다. 이렇게 보잘것없는 인물이 어떻게 천하를 호령하는 한 나라의 왕이 될 수 있었을까?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그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사람의 마음을 공략하는' 데 뛰어난 전략가였다는 것이다. 그는 부하들을 결집시킬 때 '마음의 공략'을 가장 중시했다. 관우, 장비와 도원결의를 맺고 그들과 한 식탁에서 밥을 먹고 한 침대에서 잠을 잔 유비였다. 관우가 조조에게 잡혔을 때 조조의 부하인 장요가 관우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회유를 하자 그는 유비에 대한 각별한 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대와 나는 친구 사이지만 나와 현덕은 친구이자 형제요, 형제이자 군신관계요, 그러니 함께 논할 수 있는 것이 못 되오." 나중에 관우가, 조조가 하사한 장군 인수와 황금을 그대로 두고 떠난 일과 유비를 만나기 위해 천 리를 마다않고 달려간 행적은 유비의 인간적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장면이 아닐까.
그런가 하면 장비는 또 어떤가. 장비가 술에 취해 서주를 여포에게 빼앗기고 성 안에 있던 유비의 가솔들이 모두 포로로 잡힌 일이 있었다. 이 일로 관우의 질책을 들은 장비가 자결을 결심하자 유비는 이렇게 말했다. "옛말에 이르길, 형제는 수족과 같고 아내와 자식은 의복과 같다 했다. 의복이야 해어지면 꿰매면 되지만 수족이 끊어지면 어찌 이을 수 있단 말이냐? 우리 셋은 도원에서 결의하며, 비록 한날 한시에 태어나지 않았지만 한날 한시에 죽기로 맹세했다. 지금 성과 가솔들을 잃었다고 형제가 죽는 걸 눈뜨고 볼 수 있겠느냐? 그리고 여포가 함부로 가솔을 해치지 않을 것이니 그들을 구할 방법을 찾아보자꾸나. 그러니 아우는 절대 목숨을 끊는 경솔한 행동을 삼가도록 하라!" 이 말에 크게 감격한 장비는 유비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웠다.
유비를 보고 그의 인품에 반한 조운은 훗날 유비에게 몸을 의탁해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장판교 전투에서 유비의 가솔을 책임지던 조운은 조조군의 공격을 막아내느라 그만 유비의 가솔을 잃어버리자 조조의 대군 사이로 뛰어들었다. 그런데 이를 보고 어떤 이가 조운이 조조에게 투항했다고 일러바쳤다. 하지만 유비는 절대 그럴 리 없다며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나중에 조운이 유비의 아들 아두를 구해 유비에게 건넸다. 유비는 아두를 내던지며 "이 못난 핏덩이 때문에 하마터면 훌륭한 장수를 잃을 뻔했구나!" 하고 말했다. 유비의 말에 큰 감동을 받은 조운은 이후 전심전력을 다해 유비를 섬겼다. 이처럼 유비의 두터운 은혜에 감격한 많은 장수와 모사들이 그를 위해 목숨으로 보답했다. 삼분된 천하의 하나를 유비가 차지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게 아니었을까.
Chapter 02 인재에 둘러싸여야 비로소 천하를 넘볼 수 있다!
I 말 안 듣는 직원부터 끌어안아라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논리적인 설득이 먹히지 않을 경우가 있다. 이때 자극적인 말이나 행동으로 사람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짧은 시간 안에 효과를 볼 때가 많다. "물이 돌을 때리면 소리가 나고 사람의 의지를 건드리면 분발한다"는 속담도 바로 이런 이치이다.
당나라 천우 연간에 반란을 일으킨 주전충이 계략을 써서 대군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태원에 주둔해 있던 진왕 이극용에 대항했다. 반란군의 맹장 고사계는 무예가 출중했으며 비도를 잘 날려 백 걸음 이내의 적은 백발백중으로 맞혔다. 하지만 그는 이극용의 양자인 이존효에게 사로잡히고 말았다. 고사계의 재주를 아낀 이극용이 수하에 두려 했지만 그는 한사코 거절하며 고향에 돌아가 농사를 지으며 살겠다고 고집했다. 시간이 흘러 이존효는 간신들의 모함으로 죽임을 당했다. 주전충은 이존효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즉각 군사를 일으켜 진왕을 공격했다. 주전충 수하에는 용맹과 지략을 겸비한 왕언장이란 장수가 있었는데, 진왕의 장수들은 그의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며 감히 나가 맞서 싸우지 못했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진왕은 적잖이 당황하여 어쩔 줄 몰랐다. 이때 그의 아들 이사원이 나서며 말했다. "예전에 항복한 장수 고사계가 지금 산동에서 한가롭게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어째서 그를 부르지 않으십니까?" 이 말에 진왕은 크게 기뻐하며 이사원에게 즉시 그를 불러오도록 명령했다. 이사원은 곧장 시골로 내려가 고사계더러 세상에 나올 것을 권유했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존효 장군에게 사로잡힌 후 저는 겨우 목숨을 부지해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세상사를 멀리한 지 이미 오래고, 전쟁 또한 저하고 전혀 무관한 것이니 그만 돌아가 주십시오."
어떠한 회유로도 고사계의 완강한 고집을 꺾을 수 없다고 여긴 이사원은 최후의 방법을 선택했다. "천하의 군왕과 제후들은 장군의 명성을 익히 들어온 터라 칭송이 자자하고, 내가 왕언장과 교전 중에 패하여 성 안으로 도망치면서 그에게 '네 무예를 내가 당해낼 수가 없구나. 네가 진정한 사내라면 전투를 잠시 멈출 수 있겠느냐? 내 산동에 은거하고 있는 만부부당의 고사계 장군을 청해 너와 대적케 하리라!' 하고 말했소. 그러자 왕언장이 오만하게 거드름을 피우며 '그놈을 데려올 때까지 잠시 전쟁을 멈추겠다. 내 명성에 놀라 줄행랑을 친다면 모르지만, 이곳에 나타나면 갈기갈기 찢어 죽일 것이다!'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소!" 고사계가 이 말을 듣고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하인에게 소리쳤다. "여봐라! 얼른 내 백마를 준비시켜라. 내 이놈의 모가지를 반드시 비틀고 말리라!"
고사계는 재빨리 갑옷을 차려입고 말에 올랐다.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나눌 사이도 없이 전장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 고사계가 나타나자 진왕은 크게 기뻐했고 장수들 역시 사기가 크게 진작되었다. 다음날 왕언장이 또다시 싸움을 걸어오자 진왕은 고사계에게 출전을 명했다. 고사계가 말을 타고 나가 왕언장과 300합을 겨루었지만, 좀체 승부가 나지 않았다.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자 양측에서는 징을 쳐 군사들을 물렸다. 둘의 결투는 무승부로 끝났지만, 진왕 진영은 사기가 오르고 자신감이 부쩍 생겨 이후 전투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고사계처럼 고집이 세고 말을 듣지 않는 부하 직원은 먼저 그의 심기를 건드린 다음, 사정에 따라 문제를 처리하면 말을 듣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II 비로소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부여하라
"노새나 말은 우리 밖으로 뛰쳐나가라"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자신이 인재라고 생각되면 남들에게 재능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제아무리 천리마라 하더라도 협소한 우리 안에서는 마음먹은 대로 달릴 수가 없기 때문에 재주를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 나가야만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재주가 뛰어난 사람의 가장 큰 바람은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인재들에게 적절한 자리를 마련해 준다면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게 된다.
한나라 개국 공신인 한신은 평민 출신인 데다 품행이 단정치 못해 벼슬길에 오르지 못했다. 그렇다고 농사나 장사에도 흥미가 없었기 때문에 식객 노릇을 하며 먹고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항량이 진나라 타도의 깃발을 내걸고 오중에서 거병하여 회하를 건너자 한신은 드디어 자신의 포부를 펼칠 기회가 찾아왔다고 여기고 재빨리 항량의 수하로 들어갔다. 하지만 얼마 안 지나 항량이 전사하는 바람에 그는 항우군에 예속되어 항우의 호위를 책임지는 낭중에 임명되었다. 직무상 항우와 접촉할 기회가 많았던 그는 여려 차례 항우에게 계책을 올렸지만, 오만방자한 항우는 보잘것없는 낭중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대군을 이끌고 관중까지 진격한 항우는 부하들을 각각 제후와 왕으로 봉했지만, 중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