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RT
하일러 브레이시 외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하일러 브레이시 외 지음
스마트비즈니스 / 2007년 2월 / 223쪽 / 10,000원
프롤로그 - 해리, 죽다 살아나다30년 전 해리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고, 미식축구부 풀백으로 뛰었다. 졸업장 덕택에 아버지가 경영하던 라모코 그룹 내 정유회사에 공정기사로 취직했다. 미식축구의 경험은 그의 승진에 도움이 되었다. 체중이 100킬로그램이나 되는 거구로 풀백을 하려면 작전은 오직 하나, 머리를 숙이고 저지선 의 빈자리를 돌파하는 것이다. 자신보다 더 힘센 상대편 선수가 가로막기 전에 골 지점을 향해 뛰는 게 상책이다. 또 한 가지는 절대로 공을 놓쳐선 안 된다는 것. 지난 25년 동안 해리는 이 기본 전략으로 꾸준히 전진했다. 그렇게 해리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라모코 정유회사의 사장이 되었다. 짙은 눈썹과 네모난 턱, 넓적한 입을 가진 투박하고 강한 인상을 주는 용모의 해리에게 직원들은 무뚝뚝하고 두려운 사장의 모습만 읽고 있었다.
최근 그의 몸에는 가벼운 스트레스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쁜 숨결, 잦은 감기, 쉽게 물러가지 않는 기침. 아침식사 때는 아내인 몰리가 뭔가 의기소침해 보인다고 걱정스런 표정을 짓기도 했다. 또한 자제력을 잃어버릴 정도의 악몽에 수차례 시달리기도 했다. 이런 악몽에서 치를 떨며 잠을 깬 그는, 어떤 파괴의 힘이 자신의 인생을 무너뜨리려 하는 게 아닌지 불안했다. 하지만 원인은 가까이 있었다. 만나기 싫은 사람들, 다루기 귀찮은 일, 골칫덩이 문제들이 해리의 낮 시간을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주만 하더라고 불만을 품은 노조 대표들이 거의 만기가 된 근로계약서를 자신의 코앞에서 흔들어댔고, 유조선 수리 때문에 1,000만 배럴의 원유 선적이 지연될 예정이라는 팩스가 왔었으며, 자신의 정유공장이 인근 자연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증거를 들이대는 환경청 공문이 날아들었다. 라모코 본사의 고위 경영진들로부터는 직원들 급여를 15퍼센트 인하하라는 요구가 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뜻밖의 문제들을 처리해야 하는 소임이 있었다. 라모코 그룹 조직 계층에는 적당주의로 출세한 몇몇 동료 간부가 있었는데, 해리는 회사 내의 권모술수에는 관심이 없었다. 이사회 석상의 고위 경영진들 사이에서는 그의 냉정한 업무 자세와 일밖에 모르는 성품을 놓고 찬사의 말들이 오갔다. 해리의 정유공장은 거의 언제나 생산실적 1위를 기록했고, 이익률에서는 중간 위치를 차지했다. 해리는 의자에 등을 기댄 채 정유회사에 대한 자신의 책무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서부 개척 시대의 법 집행이 결국 이곳에서 내가 할 일인가 보군." 사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임을 알면서도 싫증을 느끼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적어도 그가 석유 사업을 좋아하는 것만은 분명했다. "정유 공장은 내 생명이므로 이 사업은 반드시 성공해야 해." 정유공장은 정말로 그의 생명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해리의 심장은 석유 펌프로 되어 있고, 그의 혈관에는 석유가 흐른다는 게 주위 사람들의 농담이었다. 그가 부상을 당했을 때 상처에서 솟아나는 액체의 옥탄값이 얼마나 되는지 한바탕 열띤 논쟁이 벌어진 일도 있었다.
뒤늦게 일련의 해고 조치를 발표하는 회의 중이었다. 해리는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식은땀이 나고 어지러워하더니 기어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몇 시간 뒤 해리는 혼수상태에 빠진 채 산소호흡기를 끼고 중환자실에 눕게 되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의식을 찾은 해리는 여러 종류의 흰색 물건으로 장식된 방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분명 병실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곳은 다른 세상인 듯한 분위기였다. 해리는 정신을 차리려고 눈을 비비며 머리를 흔들었다. '이런 제기랄,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람. 내가 죽은 건가? 정유공장이 이제 막 일어서려는 참인데, 이럴 수는 없어!' 해리는 불길한 생각을 억지로 지우고 허공을 향해 외쳤다. "누가 나 좀 내보내 줘!"
시야가 맑아지자 바로 맞은편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부드럽고 맑은 눈을 지닌 여인이었다. 해리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그 여자에게로 다가가 말했다. "이 괴상한 곳이 어디요? 날 여기서 내보내 줄 수 없겠소? 난 회사로 가야 하오." 그러자 여인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앉아요, 해리. 지금은 아무 데도 못 가요. 현재 당신의 처지를 설명해드릴 테니, 들어볼 생각이 있다면 그렇게 하세요. 당신은 우리가 '재량권 처리 대상'이라고 부르는 범주에 속해요."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요?" 해리는 머리를 고집스럽게 앞으로 내밀며 따졌다. 그는 남의 비위를 맞추는 것 따위에는 애당초 아랑곳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녀가 조용히 대답했다. "화가 나셨군요. 자세히 설명해 드리지요." 해리는 생각했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지. 이 여자가 어디서 온 사람이며, 이곳을 빠져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직 모르니까.' 여자가 말했다. "잠깐 눈을 감고 생각을 해보세요. 반대하거나 따지지 마시고요. 인생의 목적은 영혼의 성장, 그리고 배움이죠. 특히 사랑을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 아니겠어요. 그런 면에서 해리 하트웰 씨, 당신의 인생은 막다른 곳에 와 있어요. 당신은 늘 같은 짓만 되풀이하고 있을 따름이죠.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위협과 좌절만 안겨줘요. 가정생활도 마찬가지죠. 정해진 딱딱한 유형에서 벗어나지 못할뿐더러 조금의 변화도 없어요. 죽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 않소! 라모코에서 내가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왔는데…. 예를 들어 70년대에 석유 부족, 80년대 석유 과잉 때 무연 휘발유로 회사를 한 단계 끌어올린 일, 종업원 감축 등 모든 게 늘 변화의 연속이었고. 항상 변화했단 말이오." 해리는 이 정도면 자신의 논점이 뚜렷하리라 믿었다. "여건이 변했어요, 해리. 당신만 빼고요. 당신을 되돌려 보내봐야 똑같은 짓만 계속할 텐데, 내가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재량권 낭비가 되겠지요." '이 여자, 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게임오버라는 건가?' 그는 궁지에 몰린 짐승처럼 으르렁대며 절망의 눈길을 굴렸다.
"다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여인은 진심이 담긴 미소를 띠었다. "좋은 질문이에요. 사실 우린 여기서 중립적인 참관만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에요. 더욱 많은 사랑과 자비심을 갖도록 이 세상을 재창조해서, 인간의 모든 거래 행위에 사랑의 규범을 확립하는 사명이 우리에게 있답니다. 이런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우리는 경우에 따라 재량권을 갖게 되죠. 세상에 사랑을 전파하는 데 다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몇몇 사람을 되돌려 보낼 수 있는 재량권이죠." 순간 해리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의 몸에 걸쳐진 흰색 천이 물결쳤다. "사랑을 전파한다고? 왜 이러시오! 난 그 부분엔 해당사항이 없어요. 난 인간에게 유익한 일, 좋은 일을 하고 있단 말이오."
"당신은 경영자로서,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모든 관심을 회사의 경영에만 쏟아 부었겠지요? 그렇다면 당신의 그 역할을 놓고 한번 이야기해볼까요? 지금까지 당신은 분노를 일삼으며 순간순간의 기분으로만 경영을 해왔어요. 권력자로서 위세와 아랫사람들에 대한 인신모독, 조롱 등 감정의 도구만을 써온 거죠. '마음'으로 하는 경영은 해본 적이 없어요." 해리의 목소리는 이제 고함으로 변해 있었다. "뭐요? 마음으로 하는 경영? 흥, 그런 걸 두고 모순이라고 하는 거요. 어떻게 마음으로 경영을 한다는 거요? 이봐요. 나도 슬픈 영화를 보면 눈물도 흘릴 줄 알고 내 가족을 사랑하지만, 사업은 다른 거요. 냉정하게 하지 않으면 직원들과 경쟁사에 잡아먹히기 십상이라고. 게다가 산유국들의 행패가 얼마나 심한 줄 아시오?"
"해리, 당신의 생각이 그렇다는 것, 적어도 그런 일을 걱정하고 있다는 건 알아요. 그러나 마음으로 하는 경영을 하지 않으면, 사업을 통해서 사랑이 세상에 퍼져나갈 수 없어요." "알았소. 뭐 좋다 칩시다. 마음으로 하는 경영을 해보려는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어떻게 실행에 옮깁니까? 어떻게 하면 되는지 내가 알아듣기 쉽게 말해보시오. 구체적인 문구로." 그녀는 망설임 없이 설명을 시작했다. "마음으로 하는 경영은 다섯 가지 원칙으로 표현할 수 있어요. 직원들이 당신한테 요구하는 다섯 가지 사항이라고 생각해도 좋아요."
1. 저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인격을 나무라진 마십시오.
2. 저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해주십시오.
3. 따뜻한 마음으로 저에게 진실을 말씀해주십시오.
4. 애정이 담긴 저의 뜻을 꼭 찾아봐주십시오.
5. 저에게 숨겨진 장점을 인정해주십시오.
해리가 듣기에는 너무나 유토피아적인 이야기였지만, 그녀가 현실적인 복안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말했잖소. 그런 식으로 했다간 통째로 잡아먹힌다고." 두말하면 잔소리라는 듯, 그는 느긋한 웃음을 지었다. 비즈니스 세계에 만연한 승부의식을 그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마음 어쩌고 하는 건 요즘 직원들한테는 먹혀들지 않아요. 가뜩이나 노조의 힘이 갈수록 강성해지고 있는 판입니다. 경영자는 냉철해야 해요. 한 발짝 양보하면 백 발짝 내달라는 식이라고요. 약점이 보였다하면 쌀벌레 달려들 듯 내 머리 위에 기어오를 거요."
그러자 그녀가 대답했다. "잘 모르시는군요. 앞서 말한 원칙에 따라 살아가는 경영자들이 늘고 있어요. 그리고 통째로 잡아먹히기는커녕 실제로는 더 좋은 결과를 얻고 있지요. 해리, 당신도 그들처럼 해보세요. 구체적인 사례를 놓고 검토해보도록 해요. 당신의 짐이 가진 긍정적인 의도를 찾아내느냐 못하느냐, 그걸 인정하느냐 않느냐에 따라, 당신이 예전 생활로 돌아가서 자신의 삶을 살 기회를 얻느냐 마느냐를 정하라고 하면 어떻겠어요?" "오!" 해리의 뇌리에 한 줄기 섬광이 지나갔다. "그러니까 당신의 말은, 방금 말한 다섯 가지 원칙을 내가 시험해 본다면, 재량권을 써서 날 이승으로 보내주겠다, 이거죠?"
"만일 내가 실수를 하게 되면 어떻게 되죠?" "실수를 시정하는 데 24시간의 여유를 드릴게요." "24시간의 시한을 어기면?" "이곳에 다시 오게 되고, 재량권 혜택은 영원히 사라집니다." "흠, 그게 좀 까다롭겠군." "당신한테 달렸어요. 다섯 가지 원칙을 적용해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면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데, 그걸 마다하시겠어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그럼, 언제 떠나면 되는 거죠?" 그러자 여인이 일어나서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해리, 잘 생각하셨어요."
저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인격을 나무라진 마십시오 그녀의 말이 끝나자 갑자기 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의자며, 벽이며, 여인이며, 모든 것이 뒤바뀌고, 옆으로 아래위로 요동을 치는 것이 마치 무더운 여름날 아스팔트 위에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같았다. 해리는 어지러웠다. 의식이 표면으로 떠오르는가 싶으면 이내 무의식으로 빠져들기를 되풀이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자 드디어 의식이 되살아났다. 눈의 초점이 잡히자 간호사인 듯한 사람의 얼굴이 흐릿하게 보였다. "어찌 된 거요? 내가 왜 여기 와 있소?" "심장마비였어요. 하트웰 씨는 몇 시간 동안 의식 불명이었다가 이제 막 깨어나신 거예요. 부인과 아드님이 오후 내내 기다리다가, 방금 뭘 좀 드시러 내려갔어요. 그동안 좀 주무세요. 몸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몸집이 있는 중년의 간호사가 혈관주사기와 심파탐지기를 살펴보면서 말했다. '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있던 거지?' 병원 특유의 소독약 냄새, 침대 옆에서 씩씩대고 있는 심파측정기 소리, 손등에 꽂혀 있는 링거 주사기 등과 비교해볼 때, 아까 그 여인과의 일이 아득하게 느껴졌다.
며칠 후 구매부장인 헥터 모럴레스가 눈에 웃음을 가득 담고 병실에 들어섰다. 작달막한 키의 헥터는 젊고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으면서 생각이 깊은 친구였다. 해리가 거드름을 잘 피우는 사장이라면, 헥터는 단순한 숫자 벌레가 아니라 항상 새로운 시각에서 일을 하는, 창의력이 풍부한 아이디어맨이었다. "사장님, 기분은 좀 어떠세요? 의사의 지시는 잘 따르고 계시겠죠? 건강관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문병 온 사람의 통상적인 인사말을 마친 헥터는 다른 화제로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헥터는 자신이 해리의 병상까지 굳이 찾아와야 할 만큼 중요한 제의가 있다고 했다. "사장님, 이런 시간까지 신경 쓰게 해드려 죄송합니다만, 이 일이 우리 라모코에 큰 기회가 될 것 같아서요" "그래? 무슨 깃발 날릴 일이라도 있는 건가?" 소문을 한 가지 들었는데요. 사우디 사람들이 석유를 대량으로 덤핑할 거라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헐값예요. 오펙(OPEC, 석유수출국 기구) 현 시가에서 배럴당 4달러씩이나 싸게 말입니다. 그걸 사들일 준비태세를 갖추어야 할까요, 사장님? 물량이 한정되어 있다는데요." 헥터의 이야기를 들은 해리는 내쫓을 듯 날카롭게 말했다. "헥터, 네 머릿속엔 도대체 뭐가 들었냐? 썩 나가! 그런 소문은 멍청이들이나 믿는 거야. 내가 이렇게 병원에 누워 있다고 내 머리가 먹통이나 된 줄 알아?"
깜짝 놀라 한 발짝 뒤로 물러선 헥터는 두 팔을 옆구리에 축 늘어뜨린 채 말없이 바닥만 바라보았다. 순간 여인의 목소리가 해리를 가로막았다. "해리, 방금 무슨 짓을 한 줄 아세요? 헥터의 인격을 나무랐어요." "이런 젠장!" 해리는 결정적인 순간에 분노를 폭발시킨 것을 진심으로 후회하면서 소리쳤다. 그가 여인과 대화를 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헥터는 자기에게 하는 욕인 줄 알고 돌아서서 나가려고 했다. "헥터, 이리 오게. 소리 지른 거 미안하네. 내가 좀 전에 한 말은, 그러니까 내 말뜻은, 그런 소문은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거야. 사우디가 스스로 자기 코를 베어버리는 멍청한 짓을 하리라 믿기는 어렵지."
해리의 웃는 모습에 안심한 뒤 헥터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여러 가지로 분석을 해보면 지금의 이야기는 신빙성이 있거든요. 다른 오펙 회원국들이 하나같이 수출량을 속이니까, 사우디가 끝내 화가 난 거죠. 그래서 덤핑 작전으로 원유가격을 떨어뜨리면 이런 나라들은 상대적으로 지정적 고통을 받게 될 테니 자연적으로 의무수출량을 이행하게 될 것이라는 계획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음, 자네 말은 다른 오펙 회원국들이 기존의 쿼터(수출배당량) 정책에서 자꾸 이탈하니까 제재를 가하는 방편으로 이런 작전을 쓸 수 있다는 건가?" 해리로서는 아직 이 소문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예, 맞습니다. 우리 회사 입장에서도 싼 원유로 재고를 보강할 수 있는 기회가 되니 나쁘진 않을 듯 싶고요." "그래 자네 말에도 일리가 있는 것 같군." 해리의 두뇌가 빠른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소문 뒤의 숨은 논리가 보였다. "열심히 해 줘서 고맙네." 해리는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자 헥터는 본론으로 들어가면서 자신의 말에 열을 올렸다. "그래서 말입니다, 사장님. 이번에 한해서는 통상적인 재고 수준을 넘어서라도 매입을 할 수 있도록 재가해주십시오." 순간 해리의 머릿속에 이런 말이 떠올랐다. '헥터, 이번 게임에서 자네 그림대로 일이 돌아가지 않으면 어떡하려고 하나. 잔뜩 사놨는데 원유가격이 오르지 않고 더 떨어지면 넌 바로 해고야.' 하지만 해리는 이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해리가 큰 소리로 말했다. "자네 생각대로 추진해봐. 결재해주겠네." "감사합니다, 사장님. 분명 잘될 겁니다. 저를 믿어주세요. 사장님께서 곧 돌아오실 거라고 모두에게 전하겠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