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관리자
마커스 버킹엄 외 지음 | 21세기북스
저자서문 - 우리는 100만 명의 비즈니스맨을 인터뷰하였다유능한 관리자는 무슨 일이든 마음먹은 대로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직원의 단점을 극복하도록 도와주지도 않을 뿐 아니라, 대중이 신봉해 마지않는 '황금률'까지도 철저히 무시한다. 게다가 원하지 않는 일은 아예 하지 않는다. 유능한 관리자는 혁명가와 같다. 이 책에서는 유능한 관리자를 심층 분석함으로써 새롭게 찾아낸 진리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물론 보통 사람들이 가진 관리 스타일을 버리고, 세계적 관리자들의 스타일을 따르게 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은 결코 아니다. 유능한 관리자는 하나의 '정형화된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는다. 세계의 유능한 관리자들이 가진 탁월한 통찰력을 배움으로써 여러분만의 방식을 계발해 나가는 데 도움을 주자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1장 진정한 관리자란강한 조직은 무엇이 다른가안개가 짙게 깔린 1707년 10월의 어느 어두운 밤, 대영제국은 함대의 거의 전부를 잃었다. 해상에서 격렬한 전투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클로디즐리 쇼벨 제독이 대서양에서 함대 위치를 잘못 계산하는 바람에, 영국 남서해안을 향해 뻗은 실리 군도(Scilly Isles) 끄트머리에 숨어있던 암초와 기함이 정면충돌한 것이다. 뒤따르던 함선들도 차례차례 암초더미에 부딪혀 침몰했다. 그 결과 4대의 전함과 2,000명의 군인들이 수장되었다. 바다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대영제국으로서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비극이었다. 그러나 쇼벨 제독의 회고록을 살펴보면, 사건의 원인은 그렇게 놀랄 만한 것이 아니다. 위도·경도의 개념은 기원전 1세기경부터 전해져왔으나, 1700년대까지만 해도 경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없었다. 재앙은 제독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경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정확히 측정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최근 인재를 발굴하고 보유하며 재능을 계발하는 관리자 및 기업의 능력을 측정할 만한 척도를 요구하는 집단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고, 기관 투자가들은 각 기업이 직원들을 어떻게 대우하는가에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그렇다면 이런 관심이 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토마스 스튜어트 Tomas Stewart가 『지적 자본 Intellectual Capital』에서도 지적했듯이, 직종과 관계없이 가장 중요한 업무적 측면은 '분별, 판단, 창의성, 관계 형성'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기업의 가치 가운데 상당부분이 직원들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원들이 기업을 떠날 때는 자신의 가치도 함께 가지고 떠나며, 때로는 이 가치가 경쟁업체로 흡수되기도 한다. 오늘날 직원을 잃는 것은 기업의 가치를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투자가들이 새롭게 인식하는 부분도 바로 이것이다. 현재의 척도로는 기업의 총체적 가치를 판단할 수 없다. 갤럽이 나선 것도 바로 이 척도를 계발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수많은 질문을 골랐고, 여러 번의 작업을 거치며 경쟁력 있는 기업의 핵심에 조금 더 다가섰다. 그리고 작업을 끝내면서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는 12문항을 발견했다. 이 12가지 문항만으로 여러분이 직장에 대해 알고자 하는 모든 것을 충족시켜줄 수는 없지만, 다른 방법과 비교할 때 '가장 중요한' 정보를 '가장 많이' 알려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면 12가지 문항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1. 직장에서 내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2.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자료와 장비를 갖추고 있는가?
3. 늘 내게 가장 적합한 일이 주어지는가?
4. 지난 1주일간, 업무 성과에 대해 인정이나 칭찬을 받은 적이 있는가?
5. 상사 또는 다른 사람이 나를 하나의 개인으로 배려하는가?
6. 나의 자기계발을 격려해주는 사람이 있는가?
7. 나의 의견이 비중 있게 반영되는가?
8. 조직의 사명이나 목적이 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높여주는가?
9. 훌륭한 성과를 거두도록 동료들이 조직에서 격려하고 있는가?
10. 최고의 친구가 있는가?
11. 나의 발전에 대해, 지난 6개월 간 함께 대화를 나눈 사람이 있는가?
12. 학습과 성장의 기회가 있는가?
모든 문항에서 5점을 확보하려면 서로 모순적으로 보이는 임무를 잘 조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직원들을 다르게 대하면서도 기대 측면에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며, 직원들이 각자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일을 맡았다고 느끼는 동시에 그들의 성장을 위해 해볼 만한 일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 또한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챙기고 칭찬하되, 필요한 경우에는 지금껏 아껴왔던 직원을 해고하는 단호함도 필요하다. 스콧 피츠제럴드 F. Scott Fizgerald는 "최고의 지성이란, 서로 상반되는 생각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서도 행동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다. 이 점에서 유능한 관리자는 특별한 지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음 장부터는 이러한 지성에 대하여 살펴본다. 유능한 관리자들의 시각을 검토함으로써 그들이 서로 상반되는 임무를 어떻게 조율하는지, 어떻게 유능한 직원들을 효과적으로 유인하고 그들의 재능을 계발할 수 있는지 그 해답을 제시한다.
유능한 관리자의 지혜오래된 우화 하나가 유능한 관리자들의 공통적 사고방식을 소개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전갈과 개구리가 살고 있었다. 전갈은 연못을 건너고 싶었지만 수영을 할 줄 몰랐다. 그래서 개구리에게 달려가 부탁했다.
"야, 개구리! 날 등에 업고 연못을 건너 줄 수 있니?"
"그러고는 싶지만…. 안 돼. 헤어질 때 독침으로 날 찌르면 어떡해?"
"아니, 내가 왜 그러겠니? 널 찔러 나한테 득이 될 게 뭐가 있겠니? 네가 죽으면 나 역시 빠져 죽고 말 텐데."
개구리는 전갈에게 찔리면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말은 그럴 듯하게 들렸다. 그런데 연못 한 가운데를 지날 무렵 전갈이 꼬리를 뒤틀더니 개구리를 찌르는 게 아닌가!
개구리가 괴로워하며 외쳤다.
"왜 날 찌른 거야? 너한테도 좋을 게 없는데. 내가 죽으면 너도 물에 빠져 죽을 걸 뻔히 알면서….""나도 알아." 물에 가라앉으면서 전갈이 대답했다.
"하지만 난 전갈이야. 너를 찌를 수밖에 없어. 그게 내 본능이야."
개구리와 같은 생각이 전통적 관념이다. 인간의 본성이란 변할 수 있으며, 충분히 노력하면 해낼 수 있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촉진하는 것이 바로 관리자의 몫이라고 말한다. 직원들의 무절제한 성향을 통제하기 위해 규칙과 정책을 계발하고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기술과 능력을 가르친다. 그러면서 관리자로서의 모든 노력은 직원들의 본성을 통제 또는 개선하는 데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능한 관리자들은 이러한 '전통적 관념'을 뿌리친다. 다음은 수만 명의 유능한 관리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었던 생각이다.
· 사람들은 별로 변하지 않는다.
· 그 사람에게 없는 것을 있게 하려고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 있는 것을 밖으로 끌어내면 된다.
· 그것조차도 쉽지 않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유능한 관리자들이 가진 지혜의 원천이다. 그리고 유능한 관리자들이 직원들에게 하는 모든 행동을 설명해 준다. 관리자로서의 성공의 토대가 바로 여기서 출발하는 것이다.
이제 '전통적 관념'의 관리자 역할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관리자란 존재는 신속하고 유연한 일처리에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것처럼 여겨진다. 더욱이 회전이 빠른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복잡한 서류작업과 결재, 성과 측정 등을 수행할 많은 관리자들이 더 이상 필요치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관리자의 비중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거센 폭풍이 휘몰아치는 이 시대에 관리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왜 그런가? 관리자들은 카리스마적인 리더와 자발적인 팀만으로는 불가능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관리란 직원들의 내면에 영향을 미쳐 각자의 재능을 성과로 표출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처음 6가지 문항에 대한 직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리자로서 다음의 4가지를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직원 선발, 기대치 설정, 동기 유발, 그리고 자기계발이 바로 그것이며 이 4가지는 관리자에게 가장 중요한 책임이다. 비전, 카리스마, 지성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 해도 이 4가지 활동에 미숙하다면 결코 뛰어난 관리자로서 자리매김할 수 없다.
"관리자는 올바르게 일을 한다. 리더는 올바른 일을 한다." '전통적 관념'은 이런 식의 금언을 자랑스럽게 내세운다. '전통적 관념'에서는 관리자들에게 '리더'가 될 것을 권고한다. 관리자는 성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존재로, 리더는 먼 곳을 바라보고 치밀하게 전략을 수립하는 세련된 간부직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사실은 관리자와 리더의 차이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이 차이를 무시하는 기업은 어려움을 겪는다. 유능한 관리자와 유능한 리더의 중요한 차이는 초점의 문제다. 유능한 관리자는 내면을 지향한다. 기업의 내면을 바라보고, 직원들의 생각을 들여다본다. 이와 반대로 유능한 리더는 외부를 지향한다. 외부를 바라보며 경쟁자를 찾아내고, 미래를 향한 대안을 모색한다. 이런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렇지만 이런 역할은 각 개인의 재능을 업무 성과로 전환하는 과정과는 큰 관련이 없다.
유능한 관리자는 리더의 지위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리고 관리자가 지략을 계발한다고 해서 유능한 리더가 되는 것도 아니다. 관리자와 리더의 역할은 명백히 다르다. 훌륭한 관리자지만 리더로서는 형편없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 역시 가능하다. 물론 극히 예외적으로 이 두 가지 재능을 모두 갖춘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관리자들로 하여금 리더의 역할까지 수행하기를 바란다. 즉 '리더'를 '관리자'의 조금 더 발전적인 모습 정도로 간주한다. 하지만 이럴 경우 '촉매 역할'이라는 중요한 측면이 평가절하 되고 무시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런 역할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조차 어려울 것이다. 이런 기업은 점차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전통적 관념' 에서는 이렇게 충고한다. '전통적 관념'에 따르면,
1. 직원 선발 : 경력·지능·판단력을 근거로 선발한다.
2. 기대치 설정 : 적절한 단계를 규정해 준다.
3. 동기 유발 : 취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4. 자기계발 : 교육과 승진을 도와준다.
언뜻 들으면 매우 바람직한 충고가 아닐 수 없다. 사실 많은 관리자들과 기업에서는 이 말을 절대적으로 신봉한다. 그러나 이들 모두 잘못된 부분이 있다. 경력·지능·판단력만 보고 사람을 선택해서는 훌륭한 팀을 구성할 수 없다. 적절한 단계를 규정하고 사람들의 단점을 고친다고 해서 탁월한 경영 성과를 담보할 수 없다. 직원의 승진을 돕는 것은 '발전'의 핵심을 전적으로 잘못 이해한 것이다. 이들의 생각에 촉매 역할을 적용시킨다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1. 직원을 선발할 때는 (단순히 경력·지능·판단력이 아니라) '재능'을 보고 결정한다.
2. 기대치를 설정할 때는 (적절한 단계가 아니라) 적절한 '성과(목표)'를 규정한다.
3. 동기를 부여할 때는 (취약점이 아니라) '장점'에 초점을 맞춘다.
4. 자기계발을 위해서는 (승진 준비가 아니라) 적절한 '역할'을 찾아준다.
우리는 이처럼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유능한 관리자의 '4가지 열쇠'라고 명명하였다. 이 4가지 열쇠는 관리자들이 직원들의 잠재력을 어떻게 계발할 것인지를 설명해준다. 이제 이 4가지 열쇠가 각각 어떻게 가능하며,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지 살펴보자.
2장 유능한 관리자의 4가지 열쇠재능을 보고 선발하라흔히 '재능 talent'이라고 하면 '축복 받은 천재성celebrated excellence'을 떠올린다. 그리고 '축복 받은'이라는 말에 특히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나 재능을 바라보는 유능한 관리자들의 시각은 다르다. 그들은 협소하고 한정된 정의를 거부한다. 그리고 재능을 '생산적인 사고, 감정 또는 행동의 반복적 양식'이라고 정의한다. 여기서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반복적 recurring'이라는 용어다. 즉 재능이란 평소에 흔히 나타나는 반복적 행동을 뜻한다. 물론 이런 식의 정의가 일반인들에게는 모호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유능한 관리자들은 이런 접근을 통해 중요한 사실을 발견한다. '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재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특정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사고·감정·행동양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통적 관념'에서는, 일과 재능은 별 관련이 없으며 필요할 경우 직원들을 교육시키면 그만이라고 간주한다. 이런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첫째, 재능을 가르칠 수는 없다. 선택을 유도하는 능력, 다른 사람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 사람들을 만나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는 능력 등은 가르쳐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재능을 가진 사람을 선발해야 한다. 둘째, 재능은 각자의 직무수행 과정의 숨은 원동력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경험·지능·의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의 재능 -추진력을 얻게 되는 원천, 사고방식, 관계형성 방식 등- 을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경험·지능·의지를 근거로 할 경우 아무리 신중하게 직원을 선발하더라도 업무 수행능력에서 많은 편차가 생긴다. 아무리 단순한 일이더라도 개인차는 있게 마련이다. 조건이 동일한 경우에 성과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재능의 차이가 아니면 설명하기 어렵다.
누구나 주변 세계에 대하여 반응하는 방식, 즉 각자의 여과 장치를 가지고 있다. 특정 자극은 알아채고 특정 자극은 무시하며, 자극에 따라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구분된다. 그리고 내면적 동기를 결정하는 것도 바로 여과 장치의 작용 때문이다. 여과 장치는 인간의 사고방식과 태도, 감정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정신적 여과 장치가 바로 재능의 원천인 셈이다. 여러분의 여과 장치는 특별하다. 이 여과 장치는 모든 종류의 자극을 걸러 여러분만이 볼 수 있는 세계를 창조한다. 그리고 동일한 자극이라 하더라도 사람마다 다른 반응을 이끌어낸다. 어떤 상황에서든 여과 장치는 기능하고 있다. 여러분의 행동과 느낌, 생각의 범위에 포함된 모든 가능성 중에서 특정의 것을 선택하는 원동력은 바로 이 여과 장치에서 비롯된다. 인종·성·연령·국적 등 그 어떤 것보다도 여러분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바로 이 여과 장치다.
인재의 선발은 관리자에게 최우선이자 가장 중요한 책임이다. 필요한 인재를 찾지 못하면 직원들의 성장을 위해 투자하는 노력이 마치 메마른 황무지 위에 내려 쬐는 햇살처럼 아무런 쓸모가 없다. UCLA 브루인스 팀의 전설적인 코치 존 우든은 이렇게 말한다.
"직업적 코치로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는가 하는 것은 한 가지 요소, 즉 인재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인재가 있다고 해서 모든 코치가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재가 없다면 그 누구도